High School Life

연초는 항상 바쁘다

고딩길잡이 2023. 2. 2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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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겪는 일이지만, 고등학교의 연초는 항상 바쁩니다.

연중이라고 바쁘지 않지 않으나, 내년으로 진급처리를 위해 준비하고 검토할 사항이 많기 때문이죠.


일단 생활기록부 점검 및 마감부터..

생활기록부 작성은 연중 이뤄지나,

실질적으로 나이스에 입력하는 일은 연말에 몰아서 하게 됩니다.

중간중간 바뀌는 내용도 많고,

학생들의 진로에 맞춰 수합된 각종 보고서들이 진로 변경에 따라 수정돼야 하는 일도 있으니까요.

생활기록부 담당을 맡은 학적 업무는 그야말로 헬(HELL) 난이도의 기간을 보내게 되죠.

본다고 보고 또 봤는데 오류는 왜 그리 계속 나오는지..

그래도 점검이 다 끝나고 오류가 다 수정이 되면 좋지만,

여기서도 발견되지 않는 오류는 다음 년도 담임선생님들이 찾으시게 됩니다.

그러면 객관적 증빙자료가 있는 경우에는 정정대장을 작성해야 하고,

사안의 경중에 따라 징계여부가 결정됩니다.

그래도.. 애들 생기부니.. 최대한 노력해서들 써주시는데,

예전보단 많이 줄었다 하더라도 수십 명의 학생들 생기부를 전부 확인하는 일은 정말 힘들죠.


생활기록부가 끝나도 이젠 다시 신학년 준비 과정에 들어갑니다.

대입에 있어서 생활기록부가 중요한 만큼, 기록도 기록이지만 기록할 내용을 미리 잘 준비해야 하거든요.

특히나 서울 지역의 대학들은 교과가 교과가 아니고 학종이 학종이 아닌 전형이 많기 때문에,

내신 성적과 생기부,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생기부를 잘 써주려면 학생이 좋을 활동에 많이 참여해야 하고,

좋은 활동에 참여하려면 학교에서 좋은 활동을 많이 진행해야 하며,

활동을 진행하려면 학년초 학교교육계획에 해당 내용이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세상에는 너무 다양한 꿈들이 있고, 너무 다양한 직업들이 있으며, 너무 다양한 학생과 교사가 있습니다.

최대한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학년 시작 전에 준비하는 일은 기나긴 고민의 시간이죠.

어떤 활동은 어떤 곳에 못 써주고,

어떤 활동은 학교에서 실질적으로 진행하기가 어렵고,

어떤 활동은 학생들이 관심 없고..

그래도 학년을 잘 꾸려가기 위해, 열심히 고민합니다.


이것 외에도 일이 잔뜩이나, 본게임은 또 3월에 다시 시작되는 것이기에..

학교 나온 김에 살짝 푸념아닌 푸념을 올려봅니다.

외부에서 보면 매년 비슷한 내용 20년-30년 가르치는데 뭐가 힘드냐 할 수도 있지만,

뭔가를 운영하고 돌리는 입장에 있는 선생님들은 매년 비슷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렇게 준비하고도, 학생들이 따라오지 않을 때는 정말 기운 빠지고 하기 싫어지지만,

학생이 있기에 내가 일을 할 수 있고,

학생이 있기에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만큼,

학생 없는 학교에 나와 힘을 내봅니다.


2022학년도가 정말 끝나가고, 이제 곧 2023학년도가 시작되는 이 시기..

전국에 있는 학교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계시는 선생님들,

응원합니다.

2021년.. 어딘가의 책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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