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 School Life

고교 학년부의 코딩 교육 활동

고딩길잡이 2023. 2. 2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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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번, 영어 원서 활용 교육에 이어,

이번 시간에는 코딩 교육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갑작스럽게 컴퓨터 교육이 중요해졌죠.

코딩을 할 줄 아는 사람을 구하는 일도 쉽지 않았던지라,

많은 IT기업들이 큰 연봉을 조건으로 개발자 채용에 나섰습니다.

그게 바로 얼마 전 일이었는데,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해 이제는 다시 채용 여건이 얼어붙은 것 같더라고요.

어쨌든, 이런저런 기사들을 보고 있자니,

역시 남들이 다 좋다 할 때는 진입하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만!!!

과연 정말 유행이 지났으니 코딩을 몰라도 될까요?


개발자 채용 여건이 안 좋아졌다는 소식이 있지만,

최근 뜬금없이 어마어마한 관심을 받고 있는 컴퓨터 관련 소식이 있었죠.

바로 ChatGPT!!

이게 무엇이냐?

대화형 AI로 인터넷에 올라온 수많은 데이터를 빅데이터화 시켜 우리의 다양한 질문에 답을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ChatGPT 로그인 후 볼 수 있는 첫 화면

예전에도 대화형 AI가 분명 존재했습니다.

아주 옛날, MS-DOS를 사용하던 시절에도 대화형 프로그램이 있어서 가지고 놀던 기억이 있거든요.

"너는 누구니?"

"몇 살 이니?"

"내가 묻는 말에 전부 답해줄 수 있어?"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정해진 규칙으로 대답을 해줬습니다.

화면 건너편에서 사람이 답변을 쓰는 것 같았으나,

같은 질문에는 동일한 답을 내놓거나,

또는 답을 하지 못하는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어요." 등의 답변이 나오는 경우도 많았죠.


그럼 ChatGPT는 무슨 차이가 있느냐?

이 녀석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난 속도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코드가 한 번 짜이고 난 뒤,

다시 개발자가 프로그램의 코드를 수정할 때까지 동일한 내용만을 답해줄 수 있었던 기존의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이 녀석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데이터들, 코드들, 사람들의 대화, 답변, 반응을 학습합니다.

그리고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내려주죠.

그 말인 즉, 지금 당장 동일한 질문을 두 번 한다면, 같은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답을 내려줄 수 있단 의미입니다.

어마어마하지 않은가요?


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ChatGPT와 코딩과 무슨 관계냐고 생각하실 분이 있으실 겁니다.

ChatGPT앞으로 학교 교육, 사회,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일단 공부 방법, 시험 준비 내용, 각종 교과서의 요약, 지문 내용 분석 등을 이 녀석은 인터넷을 검색해서 습득하고 자신의 것처럼 답해줄 것이거든요.

제가 맡고 있는 영어 과목의 경우에도 인터넷에 검색하면 곧바로 어마어마한 숫자의 교과서 분석 자료들이 나옵니다.

과거에는 일일이 하나씩 들여다보면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걸 찾아보려 노력했다면,

이제는 ChatGPT에게 제대로 물어보기만 하면 가장 인기 있는 자료를 딱 하고 확인할 수 있단 거죠.


자, 그럼 과거로 한번 돌아가 보죠.

컴퓨터가 발명되고, 많은 사람들은 일거리가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대부분의 계산을 컴퓨터가 해줄 것이었거든요.

일부 전문가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나머지는 사용하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지금 시대는 어떤가요?

과연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모르고서 제대로 자신의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직업이 얼마나 될까요?


인공지능, 코딩도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우리가 정보를 습득하고 이해하는 방식 자체가 통으로 바뀔 거라는 말이죠.

과거 조금 살던 집마다 "백과사전" 전집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기억들을 하실지 모르겠는데, 당시 이 "백과사전"은 학교 숙제를 하거나 뭔가를 새로 배울 때 필수적인 것이었죠.

지금은요?

지금은 인터넷과 유튜브를 검색합니다.

앞으로는 요?

물어보겠죠.

누구에게?

ChatGPT와 같은, 또는 유사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에게요.

그 말은 곧, 인공지능에게 무엇을 어떻게 물어볼지 잘 이해하는 사람이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게 될 거라는 말이죠.

ChatGPT에게 아두이노로 신호등 만드는 스케치 코드를 작성해달라고 부탁함


이 시점에서, 우리가 왜 코딩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인공지능이 작동하는 방식을 알고 사용하는 것과,

작동 방식을 전혀 모른 채로 사용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과거 컴퓨터를 그냥 소비재로 활용하는 사람과,

컴퓨터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알고 활용하며 수정하고 개선하려 하는 사람의 차이처럼요.

전자는 단순하게 활용을 잘하면 그나마 다행이고,

그저 또 하나의 티비와 같이 즐거움을 위해서만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죠.

후자는?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의 컴퓨터 활용 지식을 동원하여 문제를 남들보다 더 쉽고 빠르게,

달리 말해,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예전 창업 동아리 업무를 맡았을 때, 아이들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구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시제품을 만들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게 왜 문제냐면, 아이디어 중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지를 알아야 창업에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데,

가능하고 불가능하고를 전혀 알 도리가 없으니 뜬구름 잡는 아이디어만 나오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도 어찌어찌 한 해 동안 이런저런 활동을 진행하고 시제품은 아니더라도 아이디어 구현 보드까지는 제작할 수 있었으나,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작년 말 아두이노 교육을 진행했고, 저도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좀 하게 됐죠.

결과는 나쁘지 않았... 않은 정도가 아니라 꽤 괜찮았습니다.

200명 정도의 1학년 학생 중, 학기 중 교육과 방학 중 캠프를 통해 이제 80~90명 정도의 학생들이 아두이노가 무엇이고, 기본적으로 어떤 것들을 만들 수 있는지 알게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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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진행한 각종 코딩 관련 활동 사진 일부


방법은 이랬습니다.

코딩 교육과 활동을 진행하는 창체 동아리를 구성했습니다.

물론 학교교육계획의 학년교육계획에도 다른 이름으로 코딩 활동을 추가했고요.

창체 동아리 활동은 동아리 시간에만 진행하되, 인근 대학들의 방문교육과 교육청 지원 사업을 최대한 신청했습니다.

주 1회 야간에 두 시간씩 20차시로 진행된 Fuse X Studio 특강을 통해 대략적인 웹페이지, 어플리케이션 제작 방식을 GUI(Graphic User Interface) 방식으로 배워볼 수 있었고요,

이후에는 정보보안 특강을 두 시간, 피지컬 코딩 특강을 두 시간 진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년부 예산으로 스마트홈 키트 제작 활동을 2학기 말에 진행했고요.

생활기록부 작성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는 학년교육계획을 통해 코딩 동아리원과 추가로 희망자를 받아 진행한 야간 교육과 활동 내용을 자율과 진로 특기사항에 쓸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러니깐, 창체 동아리 특기사항은 동아리 시간에 진행된 활동을 중심으로 기록하였고,

그 외에 자율과 진로 특기사항에는 야간 시간에 진행된 교육과 활동 결과보고서를 수합받고 추가적인 활동을 학교에서 진행한 뒤 그 결과물(활동보고서 등)로 입력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활동을 진행하고 난 뒤 어떤 생기부 결과물이 나왔느냐...

학년교육계획 OO코딩 활동으로 진행된 OO활동에 참여함. 아두이노를 제어하여 스마트홈을 구현하는 활동에 성실하게 참여하였고, 각 센서와 엑츄에이터의 사용법과 작동 코드를 배우고 이해한 뒤 세부 수치 및 센서의 위치를 변경하여 키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성, 이에 대한 설명을 결과 보고회에서 발표함. AA센서의 입력값을 정확히 받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코드의 대소문자 오류로 인한 것임을 스스로 발견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코드에 일일이 주석을 달아 기능별로 구별하는 등, 향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냄. 이를 통해 학생의 CC능력, DD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활동 결과 보고서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EE 기기를 직접 제작하여 생명과학 시간에 활용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힘.


지난번처럼 예시를 한번 적어봤습니다.

위와 동일한 내용으로 입력되지는 않았겠지만,

각 학생별로 진정성 있고 고유한 생기부 내용을 작성할 수 있는 근거가 되겠죠.

정확히 어떻게 생활기록부에 적힐지는 모르지만,

일단 활동을 만들고 실제 진행하고 결과보고서를 수합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학생들을 위해 학년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코딩은 하면 손해 볼 일 없는 활동입니다.

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죠.


저희 학교만 하더라도 코딩 관련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분이 정보 선생님 제외하면 전무했습니다.

그래서 기술 교과 선생님과 영어를 담당하고 있는 제가 일단 나서서 진입을 해 본 것이고,

작년 말부터 조금씩 틀이 잡혔으며,

이번 겨울 방학 동안 디지털 새싹이라는 좋은 기회가 있어서 활동을 확 벌려놓았으니,

2023학년도에는 교육받은 학생을 데리고 작년 말미 구상했던 각 과학교과 동아리에 아두이노로 지원하거나,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 교육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 실습 후 경영경제인문 동아리에서 사회문제 분석 활동을 진행할 생각입니다.

  • 1학년 체험 및 교육,
  • 2학년 실습 및 결과물 제작과 실험활동
  • 3학년... 아직 미정... 3학년은 정말 수능 준비로 달려야 할 시기이기에...

일단 이 정도로 계획 중인데, 어떻게 잘 될지는 모르겠네요.

잘 되도록 만들어야겠죠!!!


올해에는 활동이 끝나면 바로바로 사진과 함께 결과와 소감을 올릴 생각입니다.

개선사항이 있으면 개선사항도 조금 올려보고요.

다행인 것은, 코딩교육에 한하여는 교육부와 기타 기관들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시작한 것 같다는 점입니다.

확실히 트렌드는 트렌드인 것 같아요.

이것이 단순한 바람 정도로 끝이 나지 않기를 바라며,

준비한 활동을 계속해서 학교에서 써먹을 수 있도록 오래 지속되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조만간 코딩 교육 관련하여 하나 정도 더 포스팅을 올릴까 합니다.

영어교과 교사인 제가 어쩌다가 이걸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로 지금 제가 준비가 되었는지,

어떻게 준비를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거리가 조금 더 있을 것 같아서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고딩길잡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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