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은 곧, 인공지능에게 무엇을 어떻게 물어볼지 잘 이해하는 사람이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게 될 거라는 말이죠.
ChatGPT에게 아두이노로 신호등 만드는 스케치 코드를 작성해달라고 부탁함
이 시점에서, 우리가 왜 코딩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인공지능이 작동하는 방식을 알고 사용하는 것과,
작동 방식을 전혀 모른 채로 사용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과거 컴퓨터를 그냥 소비재로 활용하는 사람과,
컴퓨터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알고 활용하며 수정하고 개선하려 하는 사람의 차이처럼요.
전자는 단순하게 활용을 잘하면 그나마 다행이고,
그저 또 하나의 티비와 같이 즐거움을 위해서만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죠.
후자는?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의 컴퓨터 활용 지식을 동원하여 문제를 남들보다 더 쉽고 빠르게,
달리 말해,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예전 창업 동아리 업무를 맡았을 때, 아이들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구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시제품을 만들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게 왜 문제냐면, 아이디어 중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지를 알아야 창업에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데,
가능하고 불가능하고를 전혀 알 도리가 없으니 뜬구름 잡는 아이디어만 나오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도 어찌어찌 한 해 동안 이런저런 활동을 진행하고 시제품은 아니더라도 아이디어 구현 보드까지는 제작할 수 있었으나,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작년 말 아두이노 교육을 진행했고, 저도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좀 하게 됐죠.
결과는 나쁘지 않았... 않은 정도가 아니라 꽤 괜찮았습니다.
200명 정도의 1학년 학생 중, 학기 중 교육과 방학 중 캠프를 통해 이제 80~90명 정도의 학생들이 아두이노가 무엇이고, 기본적으로 어떤 것들을 만들 수 있는지 알게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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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진행한 각종 코딩 관련 활동 사진 일부
방법은 이랬습니다.
코딩 교육과 활동을 진행하는 창체 동아리를 구성했습니다.
물론 학교교육계획의 학년교육계획에도 다른 이름으로 코딩 활동을 추가했고요.
창체 동아리 활동은 동아리 시간에만 진행하되, 인근 대학들의 방문교육과 교육청 지원 사업을 최대한 신청했습니다.
주 1회 야간에 두 시간씩 20차시로 진행된 Fuse X Studio 특강을 통해 대략적인 웹페이지, 어플리케이션 제작 방식을 GUI(Graphic User Interface) 방식으로 배워볼 수 있었고요,
이후에는 정보보안 특강을 두 시간, 피지컬 코딩 특강을 두 시간 진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년부 예산으로 스마트홈 키트 제작 활동을 2학기 말에 진행했고요.
생활기록부 작성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는 학년교육계획을 통해 코딩 동아리원과 추가로 희망자를 받아 진행한 야간 교육과 활동 내용을 자율과 진로 특기사항에 쓸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러니깐, 창체 동아리 특기사항은 동아리 시간에 진행된 활동을 중심으로 기록하였고,
그 외에 자율과 진로 특기사항에는 야간 시간에 진행된 교육과 활동 결과보고서를 수합받고 추가적인 활동을 학교에서 진행한 뒤 그 결과물(활동보고서 등)로 입력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활동을 진행하고 난 뒤 어떤 생기부 결과물이 나왔느냐...
학년교육계획 OO코딩 활동으로 진행된 OO활동에 참여함. 아두이노를 제어하여 스마트홈을 구현하는 활동에 성실하게 참여하였고, 각 센서와 엑츄에이터의 사용법과 작동 코드를 배우고 이해한 뒤 세부 수치 및 센서의 위치를 변경하여 키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구성, 이에 대한 설명을 결과 보고회에서 발표함. AA센서의 입력값을 정확히 받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코드의 대소문자 오류로 인한 것임을 스스로 발견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코드에 일일이 주석을 달아 기능별로 구별하는 등, 향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냄. 이를 통해 학생의 CC능력, DD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활동 결과 보고서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EE 기기를 직접 제작하여 생명과학 시간에 활용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힘.
지난번처럼 예시를 한번 적어봤습니다.
위와 동일한 내용으로 입력되지는 않았겠지만,
각 학생별로 진정성 있고 고유한 생기부 내용을 작성할 수 있는 근거가 되겠죠.
정확히 어떻게 생활기록부에 적힐지는 모르지만,
일단 활동을 만들고 실제 진행하고 결과보고서를 수합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학생들을 위해 학년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코딩은 하면 손해 볼 일 없는 활동입니다.
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죠.
저희 학교만 하더라도 코딩 관련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분이 정보 선생님 제외하면 전무했습니다.